바람의 온도
·주절주절
2024-10-17 10월의 날씨는 내가 가장 좋아하는 온도를 갖고 있다.아침 저녁으로는 약간 쌀쌀한 편이지만, 오히려 이 때의 느낌이 좋다. 가벼운 재질의 바람막이를 입고, 시원한 가을 바람이 피부를 스칠 때 느껴지는 촉감이 좋다. 오후 5시. 뜨겁지 않은. 적절히 따스한 태양이 지평선 너머로 저물어갈 때, 하늘은 한 폭의 수채화가 된다. 분홍 빛으로 물 든 노을 아래, 이제 나무들도 점점 닮아가듯 붉어지고 있다. 진짜 가을이 오고 있다. 내게 가장 기억에 남는 바람은 언제였을까학창 시절, 창가 쪽 책상에 엎드려 잠시 낮잠을 취할 때였던 것 같다.아무도 없던 조용한 교실에서, 살짝 열린 창문 사이로 들어온 바람은 살랑살랑 소리를 내었고, 이를 맞이한 커튼도 조심스레 춤을 추었다. 그리고 운동장에 뛰놀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