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8-07
2024년 8월 5일은 역사의 한 페이지에 등록될 날이었다.
코스피, 코스닥은 이날 사이드카에 이어 서킷브레이커까지 걸렸다.
한국 증시는 금융위기 이후 최대 낙폭을 기록한 날이다.
이날 엄청난 공포감 속에 세계 시장 지수는 폭락했고, 또 한번 경기침체가 시작되는 것이 아닌가에 대한 두려움의 하루였다.
자세한 지수는 슬프니까 제쳐두고, 왜 이런 사태가 발생했는지 알아보자.
보통 사건의 정확한 원인은 어느정도 시간이 지나야 판별이 난다. 그래서 주식이 어렵다. 왜 이러는지 추측만 되지 당장 알 수 없기에 공포감이 조성되는 것이다.
많은 곳에서 예측한 사유는 몇 가지가 있다.
1) 엔캐리 트레이드 청산
엔캐리 트레이드에 대해 간단히 설명하면, 낮은 금리를 시행하는 일본의 통화인 엔을 빌려서 금리차를 활용해 다양한 투자를 진행하는 것을 말한다.
일본은 거의 마이너스에서 제로 금리에 육박하는 저금리를 유지하고 있었다. 미국이나 한국 등 금리는 약 3~5% 정도다. 따라서 일본에서 훨씬 낮은 이자로 돈을 빌리는게 가능하다. 이렇게 빌린 엔화를 갖고 금리가 높은 국가 자산에 투자를 진행하는 것이다.
하지만 문제가 발생했다. 최근 일본은행은 전문가들의 예측을 깨고 이례적인 금리 인상을 단행했다. (자국 채권 매입도 단계적 축소까지) 아마 계속된 엔저현상에 부담을 많이 느낀 것 같다. 끝까지 버티고 버티던 일본이 스스로 쫄려서 에라 모르겠다~하고 저지른 선택이었다. (아마 미국은 많이 빡쳤을듯)
일본이 금리를 인상하면, 금리차가 핵심인 엔캐리 트레이드의 메리트는 떨어지게 된다. 결국 앞으로 시장으로 뿌려진 수많은 엔화가 다시 회수될 것으로 보인다. 이 중에는 주식시장에 투입된 엔캐리 자금도 막대한 액수로 알려져있다. 결국 이 금액이 시장에서 빠져나간다면, 지수에는 큰 영향을 받을 수 밖에 없다. 일본의 금리 인상 이후 엔화 가치가 급격히 상승하는 모습을 보면, 이 여파로 비단 주식 시장 뿐 아니라 세계 경제를 뒤흔드는 계기가 된 것이다.
이 금액을 한꺼번에 청산을 하지는 않고, 단계적으로 천천히 진행된다고는 하지만, 오히려 이렇다면 더 큰일이다. 앞으로 시장이 나빠질 부정적 요소 하나는 당분간 깔고 간다는 뜻이다. 엔화, 일본 금리에 대한 논쟁은 계속 시끌시끌할 것 같다.
2) 미국 실업률, 샴의 법칙
현재 경기 상태를 파악하기 위한 특정 주기 별로 발표되는 대표적인 지수들이 있다. 소비자 물가, 고용 및 실업률 지수 등이 해당된다.
지난주에 미국에서 7월 실업률 수치가 발표됐는데, 최악의 결과가 나왔다. 사실 주식 시장은 월요일이 아니라 지난주부터 이 실업률 발표로 인해 엄청나게 빠지고 있던 상태였다.
7월 실업률은 예상치와 전월치보다 높게 나왔고, 샴의 법칙에 해당하는 결과가 형성되고 말았다.
샴의 법칙은 최근 3개월 평균이 이전 12개월 저점 대비 약 0.5% 높을 경우를 말하고, 이에 해당하면 경기 침체가 따라온다는 법칙이다.
무조건 100% 부합하는건 아니지만, 지난 과거 데이터를 봤을 때 경기 침체와 경제 위기가 올 때는 늘 샴의 법칙이 성립되고 발생해왔다. 그래서 현재 시장의 공포감을 더하는데 일조한 영역 중에 하나로 평가되고 있다.
3) 이란, 이스라엘 전쟁 이슈
전쟁은 늘 경기 침체에 따라오는 요소 중 하나다. 아직 전쟁이 공식적으로 시작되지는 않았지만, 발생 가능성이 매우 높은 상태까지 다가왔다.
두 국가 간 전쟁 가능성 사태에 대한 자세한 스토리는 생략하고, 만약 전쟁 발발 시, 경제적 영향은 매우 클 수 밖에 없다.
이란은 주요 석유 수출국으로, 전쟁으로 인한 중동 지역 석유 생산에 문제가 생기면 세계적으로 여파가 커질 것이다. 결국 무역, 항공업 등 여러 요소로 막대한 피해가 발생할 것이고, 전쟁 시간이 지속되면 될수록 세계 시장의 악화는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따라서 두 나라의 전쟁 가능성이 직접적으로 언급되면서 현재 주식 시장에 공포감이 조성되어 이번 사태에 영향을 불러왔다는 요소도 존재했다.
이 밖에도 프로그램 자동 매매, 마진콜 등 주가 지수에 영향을 끼친 요소는 많았을 것이다. 급격히 호가가 내리 꽂으면서 자동으로 지정된 시점에 투매하는 프로그램이 많았을 것 같기는 하다.
하필이면 위에서 설명한 여러 불안한 요소들이 동시에 터져 나왔고, 불안함과 공포감이 배로 커지면서 사람들, 기관들은 투매를 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결국 이번주 월요일 같은 끔찍한 날이 발생하게 되었다.
사실 경기 침체가 왔다기보다는 경기 침체가 오는 여러 현상이 한꺼번에 실현되면서 두려움으로 벌어진 사태였다. 그래서 많은 전문가들은, 아직 더 지켜봐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실제로 하루 뒤 화요일에 다시 어느 정도 증시가 회복되었다. 이날 PMI 지수가 다행히 예상치대로 잘 나오면서, 경기 침체까지는 아닐 수 있겠다는 긍정적인 신호가 나왔다.
물론 극히 일부의 영역이지만, 그만큼 월요일에는 모든 면에서 불안한 부정적인 요소들로 가득했기에 이런 긍정적 신호가 시장을 회복하는데 탄력을 줄 수 있었던 것 같다.
다행인 상황이기는 하지만, 솔직히 너무 빨리 회복해서 내심 아쉬웠다. 관망을 택하고 지켜봤는데, 이날 대부분 주식들은 10% 이상씩 올랐다.
하지만 이제 시작이다. 아직 경기 침체가 맞는지 아닌지는 끝나지 않았다. 그리고 지금 시점에서는 아무도 확언할 수 없다.
그래서 시장 안에서 지금 모두가 눈치 게임을 하고 있다.
그러면 앞으로 어떻게 대응해야하는가?
월요일 이후 주식 시장은 현재 정상이 아니다. 급등과 급락을 오가고 있다. 무거운 주식들이 하루에도 5%에서 10%까지 위아래로 마치 롤러코스터처럼 왔다갔다 하는데, 보고 있으면 정신이 혼미해진다. 솔직히 지금은 그냥 도박이나 다름없는 것 같다.
상남자(?)라면 지금 주식 시장에 들어가 단타를 노릴 것이다. 하지만 이건 홀짝게임을 하는거랑 다를바 없다. 한 두번 운좋게 맞출순 있지만, 계속해서 맞출 확률은 매우 낮다. 소액으로 재미를 위해 하는 것은 괜찮지만, 거액으로 리스크를 안고 진행했다간 진짜 큰 낭패를 볼 수 있기 때문에 매우 조심해야 할 시기다. (무섭지만 보는 재미는 있다ㅋㅋ)
지금은 어느 정도 관망하면서 과열된 시장이 조금 가라앉을 때까지 기다리는 것이 베스트라고 생각한다. 지금 시점에서 시장 지수가 오르고 내릴지는 그 누구도 맞출 수 없다고 확신할 수 있다.
그만큼 경기침체를 예측하는 자와, 회복하는 자가 거의 비슷한 비율로 시장에 형성되어 있고, 날마다 나오는 여러 지표에 따라 한쪽으로 쏠렸다가 다시 반대로 갔다가 반복할 가능성이 높다. 이거 맞출 자신 있으면 들어가도 된다!
어느정도 현금화가 필요한 시점
사실상 빅 이벤트는 다가오는 9월에 있다. 여기에 앞으로 올해 주식 시장의 방향성이 달렸다.
9월 19일 FOMC에서 미국 금리의 향방을 공식적으로 결정하게 된다.
현재 시점으로는 파월의 언급이나 여러 정보들을 봤다면, 금리 인하는 거의 확실시되는 상태다.
주식과 금리는 뗄레야 뗄 수 없는 관계다. 보통 금리를 인하하면 주식 시장에는 호재인 것이 기본 개념적인 내용이다.
하지만 개념적인 부분과 실제 시장에서 경험해봤을 때 그대로 진행되지 않는 점들을 볼 수 있다.
우선 간단히 다시 개념을 살펴보자
- 금리 인상 : 대출이나 예적금 이자 높아짐. 단기 채권 수요 증가. 시장에 풀린 돈이 은행으로 회수. 기업 투자 줄여서 고용률 등 하락. 주식, 부동산 등에서 돈이 빠져나가 하락세
- 금리 인하 : 대출이나 예적금 이자 낮아짐. 은행에서 돈을 빌리고 빼서 시장에 돈이 마구 풀림. 기업은 투자를 늘리고 성장함. 주식, 부동산 등 투자 증가로 상승세
진짜 간단한 흐름을 정리하면 금리에 따라 움직이는 방향은 위와 같을 것이다.
하지만 주식도 실적 발표 이후 아무리 실적이 좋아도 주가가 빠지는 현상이 있듯, 마법의 단어 ‘선반영’이 존재한다.
지금은 9월에 금리를 인하할 것이라는 예상을 이런 말로 하긴 좀 그렇지만 개나소나 다 예측하고 있다. 그래서 현재 시장에서는 이미 금리 인하에 대한 고려사항까지 반영되어 나타나고 있다고 봐도 무방하다. (미국 장기 국채가 상승하고 있는 것만 봐도 알 수 있음)
그래서 9월에 약간의 금리 인하가 발표되어도 시장이 크게 요동칠 가능성은 낮다. 하지만 완벽한 악재가 해소되어 FOMC 이후로 시장은 점차 회복하는 방향으로 갈 것이다. (심지어 대선까지 있음!)
하지만 지금 걱정되는 건, 25bp 인하가 아닌 경기 침체 우려로 빅컷(50bp)이나 자이언트컷(75bp)까지 단행해버렸을 때 발생하는 문제다.
최근 일주일 간 사태로 연준은 7월에 금리를 동결한 것에 대해 큰 비판을 받고 있고, 8월에 긴급 FOMC를 열어 빨리 금리 인하를 진행해야 한다는 압박을 받고 있기 때문에 완전 불가능한 일은 아니다.
이렇게 큰 금리 인하를 진행하게 되면, 우리가 알고 있던 금리 인하로 인한 움직임은 무용지물이 된다. 이 결정은 미국 연준이 경기 침체를 오피셜하게 인정하는 꼴이 되는 것이고, 아마 모든 시장 분야에서 하락세로 요동칠 가능성이 매우 높아진다.
점차 이런 가능성들을 대두하는 기사들이 쏟아지면서, 이에 대해 주의할 필요가 생기게 되었다. 만약 빅컷이나 자이언트컷이 시행 된다면, 이번주 월요일 같은 날이 다가오는 9월에 또 찾아올 수 있다. 그래서 지금은 이러한 불안 요소들을 대비하기 위해 자산의 비중에서 현금을 늘릴 필요가 있는 시점이라고 생각한다.
금리 결과를 보고 들어가도 절대 늦지 않는다. 이렇게 시장이 요동칠 때는 내 돈을 지키는 것이 더 중요한 시기일 수도 있다. (버핏 형님이 요즘 왜 현금 자산을 늘리고 기술주를 팔아대고 에너지나 안전 자산으로 비중을 높일까?)
바닥에 들어가서 큰 수익을 얻으려는 생각을 버리는 습관을 길러야겠다. 떨어지는 칼날이 무섭듯, 오르는 장에 타야 비교적 안전하게 수익을 낼 수 있다. 무릎에 사서 어깨에 팔기 위해 노력하고, 허리에 사서 무릎에 공포감을 느끼고 던지지 않도록 꾸준히 배우고 마인드컨트롤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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